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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교대까지 3시간 동안 물 한모금 못 마신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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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교대까지 3시간 동안 물 한모금 못 마신다

영원한 친구 주님 2020. 3. 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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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교대까지 3시간 동안 물 한모금 못 마신다

/인터뷰/ 경남 코로나19 전담병원 마산의료원 이미경 간호사
“전담병원 근무 두려웠지만 환자 치료되는 모습에 보람”
42병동 확진자 12명 3인 1조로 담당

  • 기사입력 : 2020-03-02 21: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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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 두렵긴 하지만, 환자분들과 시민들의 따뜻한 격려에 오늘도 힘을 냅니다.”

    마산의료원 간호사 이미경(45·여)씨는 최근 10여일간 초등생 아이를 보지 못했다. 마산의료원이 경남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고 진료에 투입되면서 아이를 인근 친척집에 맡겼기 때문이다. 마산의료원에는 이씨처럼 가족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병원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간호사가 120명에 이른다.

    코로나19 전담병원인 마산의료원 병실 앞에서 이미경(가운데) 간호사 등 3명의 간호사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마산의료원/
    코로나19 전담병원인 마산의료원 병실 앞에서 이미경(가운데) 간호사 등 3명의 간호사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마산의료원/

    2일 이씨는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 바이러스가 완벽하게 차단되는 음압병동이 아닌 일반병동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기 때문에 방역복을 입어도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며 “동료 간호사 절반이 집에 가지 않고 병원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고, 출퇴근을 하더라도 혹시 이웃에게 피해가 갈까 봐 최대한 주의를 기울인다”고 말했다.

    이씨는 현재 마산의료원 42병동에서 12명의 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보고 있다. 이씨의 업무는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면서 시작된다. 무거운 방호복을 입고 일반병동에서 감염 환자들을 돌보는 일은 평소보다 몇 배는 번거롭고 힘들다. 고글에 김이 서리고 쉴새 없이 흐르는 땀에 눈이 따갑다. 그렇지만 근무하는 3시간 동안 물 한 모금도 마실 수가 없다. 병실 밖 이동이 금지된 확진 환자들의 요구는 일반 환자보다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병원에 없는 생필품 요구부터 병실 밖에 나오겠다고 떼를 쓰는 경우도 있다. 간호사들은 유선으로 환자들의 콜이 있을 때마다 병실로 향해야 하는데, 각 병실에 들를 때마다 매번 보호용 앞치마와 장갑을 벗고 새로 착용해야 한다. 잠시 엉덩이 붙일 새도 없이 시간이 흐르면 금세 온 몸이 땀에 젖는다. 업무를 마감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음압병동이 아니기 때문에 탈의 과정에서 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유리벽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10~15분에 걸쳐 방호복을 탈의하고 나오면 3시간이 30시간 처럼 느껴진다.

    이씨는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면서 모두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간호사들끼리 서로 아프면 안 된다고 면역력을 키우자면서 많이 먹고 즐겁게 생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평상시 간호사 업무보다 과부하되는 부분이 있지만 대부분 환자분들이 병실에 들어서면 고맙다고, 고생 많다고 인사를 해주신다. 그럴 때마다 보람을 느끼고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현재 마산의료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는 200명이다. 별도 음압병동에서 8명, 일반병동에서 총 40명의 확진자들을 돌보고 있다. 환자들은 3~5층에 입원 치료 중이고, 간호사들은 2층에서 잠을 자고, 1층에서는 대기를, 지하 1층에서 밥을 먹는다. 치료 병동에 들어설 때면 방호복을 착용하지만, 같은 건물에 확진자들과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불안감이 쉬이 떨쳐지진 않는다.

    이씨는 지난 22년 간호사 생활 중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지만, 또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씨는 “동료 간호사들 이야기를 들으니 마산의료원에 일한다는 이유로 가족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고 해서 마음이 많이 안 좋았다. 나 스스로도 긴장과 불안 속에서 일하다 보니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나 걱정이 됐는데, 최근에 도시락도 보내주시고 편지로 격려를 해 주시는 따뜻한 분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간호사들이 모두 감사하게 생각하고 힘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처음 전담병원 근무 소식을 듣고는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도 컸는데, 경증 환자들을 대하다 보니 증상이 생각보다 심하지 않고, 조금씩 증상이 나아지는 환자들을 보면서 오히려 안심이 되고 희망을 가지게 됐다. 지금 가장 큰 바람은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일상생활을 누리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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