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와의 인연 이천수 선수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에 입단 할 때, 구단과 사전에 통역을 맡기로 이야기가 되어있었는데, 마지막에 다른 분이 선택되어 너무 아쉬움이 남았다. 그 뒤로도 어떻게 하면 축구와 인연을 맺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라디오에서 에이전트 자격증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스티브 김과 축구와의 공식적인 인연은 시작되었다.
- 스페인 리그에 진출했던 한국인 선수 : 이천수, 이호진 2002 월드컵이 끝나고 2003년 7월, 이천수는 프리메라리가 진출 1호 한국인 선수가 되었다. 이천수는 우리나라 프로축구사상 유례없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아시아인으로는 일본의 니시자와 아키노리, 조 쇼지 등과 같은 선수들이 이미 스페인 땅을 밟은 적이 있었지만 이들이 조건부 임대라는 계약이었던 것에 비해 이천수의 경우 엄청난 이적료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직접적으로 평가받았다는 데에도 그 의미가 있었던 사건이었다. 하지만, 다른 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스페인이라는 나라의 문화적 특성상 적응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고 언어 또한 걸림돌이 되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이천수는 결국 아쉬운 프리메라리가 진출 1호 선수가 되었다.
한편, 청소년 대표 출신 수비수인 이호진은 라싱 산탄데르에 입단, 이천수에 이어 두 번째로 스페인 땅을 밟았다. 이때 이호진의 계약기간은 4~5년으로 알려졌었다. 그런데 스티브 김은 이에 대해 "이호진이 오자마자 부상을 당해 출전기회가 별로 없었다. 마지막에는 기회를 잡아 제대로 잘 뛰어줬는데, 구단에서는 이미 재계약 의사가 없었던 것 같다. 한국에서는 4~5년 계약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현지에서 들은 바로는 원래 6개월 계약이었고 그 기간 동안 잘 하면 계약을 연장시킬 것이라는 이야기였다."라며 스페인에 진출했던 두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 스페인에서도 한국선수 선호해 2002 월드컵 이후 스페인에서도 한국선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며 이야기를 시작한 스티브 김은 한국선수들의 해외진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 내에서의 연봉이 낮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가대표급의 실력을 갖춘 선수들은 이미 프로에 진출했고, 연봉도 그만큼 높다. 하지만 그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하려면 높은 연봉뿐만 아니라 이적료까지 요구되는데, 해외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선수들에게 많은 연봉과 이적료를 지불하면서까지 받아들이는 것을 꺼리는 것이다.
아직 프로리그에 데뷔하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 입단 테스트를 통해 진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설기현의 사례가 그렇듯 말이다. 그는 첫 번째 모험인 벨기에에서 입단 테스트를 통해 앤트워프에 들어갔고 이곳을 거쳐 명문구단 안더레흐트에 안착했다. 그 후 잉글랜드로 건너가 울버햄튼, 지금은 프리미어리그까지 진출해 레딩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그는 해외진출에 대해 젊은 선수들의 도전정신을 특히 강조했다.
- '스티브 김'이 말하는 스페인 축구 이야기 “스페인에서 리그라는 것은 처음부터 자체적으로 발생되었다. 영국에서부터 유입된 축구가 동호회처럼 시작되어 자기들끼리 리그를 만들었다.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잘 하는 팀이 생기다보니 리그가 자체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은 1부 리그 20개팀, 2부 리그 22개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팀들의 유지 방식은 입장료로 얻는 수입뿐만 아니라 구단이 경기장을 소유하고 있어 멀티플렉스 형식으로 숍도 만들고 영화관도 만들어 원정 온 관중들에게도 편의와 즐거움을 제공한다. 그것으로 인해 구단은 수입도 얻고 적자를 내지 않으면서 팀을 이끌어 가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일례로 불과 몇 년 전만해도 3부 리그 팀이었던 비야레알은 리켈메, 포를란 등 유명한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으며 2004년에는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까지 올랐었다. 비야레알은 도시인구가 불과 5만명임에도 경기장에 2만 5천명이 입장한다. 그 팀에는 8세 유소년팀부터 1부 리그팀, 여자팀까지 포함해 42개의 산하 축구팀들이 있다. 팀당 20명이라고 치면 1000명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비야레알뿐 아니라 모든 팀들이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스페인 축구의 기반이 잘 되어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스페인 10부 리그 팀도 10년 뒤엔 1부 리그 최고 팀과 다툴 수 있어?! “스페인리그에서는 각 지방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단 전국적으로 행해지는 것은 1부 리그인 PRIMERA DIVISION(20개 구단), 2부 리그인 SEGUNDA DIVISION A(22개 구단), 3부 리그인 SEGUNDA DIVISION B(4개 조에 각각 20개구단)가 있다. 즉 전국리그엔 122개 구단이 있다. 그리고 4부 리그부터는 지역리그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기도 지역리그나 경남 지역리그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도 보통 20개 구단이 있다. 18개 지역리그가 있고 총 361개 팀이 있다. 5부 리그는 각 지방에 있는 리그이며 그 밑으로도 6,7,8,9,10부 리그 등이 있다.
모든 선수들은 스페인축구협회에 가입이 되어 있으며 가입비를 내야 한다. 현재 스페인축구협회에 등록된 선수는 6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 외에도 각 시청이나 군청에서 자체적으로 시민들을 위해 하는 리그와 실업리그 등이 있으나 이들은 단순한 동호회에 불과하다. 1부 리그에서는 3팀이 강등하므로 2부에서 3팀이 승격한다. 2부 리그에서는 4개팀이 강등하며 3부 리그에서는 4개팀이 승격한다. 그런데 3부 리그에는 4개조로 80개팀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니 3부 리그에서 2부 리그로 승격하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인 셈이다. 즉 재정적으로 안정된 팀들만이 승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셈이다. 3부 리그의 각조마다 4개팀이, 다른 조에서도 4등안에 든 팀과 다시 4개조로 나눠서 플레이오프를 치르는데, 거기서 각조 1위를 한 팀만이 2부 리그에 승격하게 되어 있다.”
어느 지역에는 10부 리그까지는 없고 8부까지만 있는 지역도 있지만 10부 리그에서 시작해 잘만하면 10년 후에는 1부 리그에서 뛸 수 있다는 것도 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이번 고양 국민은행 승격포기 사건에 관해 스티브 김은 “스페인에는 고양 국민은행처럼 승격을 거부하는 구단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스페인 사람들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 '스티브 김'이 말하는 한국 축구 이야기 FA컵 수원과 전남의 결승전이 있던 날, 스티브 김은 상암 경기장을 찾았다. 6만 관중이 입장할 수 있는 경기장에 1만명 남짓한 사람들이 보였다. 스페인 같으면 샴페인을 터뜨리며 축제의 장이 되었을 날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그는 한국 축구에 대해 “한국 사람들은 축구를 좋아한다. 남자들이라면 언제 어느 곳에서든 축구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고 심지어 군대에서도 축구를 하니 말이다. 아줌마들도 국가대표 경기가 있는 날이면 TV 앞에 앉아서 한국팀을 응원한다. 하지만 프로 경기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지는 것 같다. 경기 일정은 매년 같은 날이 될 수 있도록 정착시켜야 한다. 경기가 언제 열리는지 헛갈려 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연고지 이전 또한 마찬가지이다. 만약에 레알 마드리드가 어느 날 갑자기 레알 런던이 된다면 그 축구팀을 좋아할 수 있겠는가?” 라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 세계클럽월드컵 불참한 염기훈, 아쉬워 “2006 세계 클럽 월드컵에 전북이 진출했다. 하지만 2006 K리그 신인상을 차지한 전북의 주역 염기훈이 아시안 게임을 위해 카타르로 출국했다. 이것은 유럽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구단의 입장에서 아메리카와의 경기를 이겨서 바르셀로나와 경기를 갖게 된다면 ‘전북’이라는 K리그 구단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팀의 핵심 선수인 한명이 대표팀에 차출되어 구단이 손해를 보는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에 이 대회에서 염기훈이 지금처럼 물오른 기량을 보여 줄 기회가 있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스티브 김의 이 발언은 유럽 축구의 전반적 시각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이나 유럽과 달리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적 특성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어찌 보면 병역 혜택을 얻기 위해 소속팀 경기에 결장하는 것 또한 장기적으로 보면 선수의 기량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세계의 흐름은 클럽에서 기업화로
“요즘 세계의 흐름은 클럽에서 기업화되어가려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기업에서 클럽화로 되어가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아직은 자생력이 없기 때문인 이유이기도 하다. 팀 스스로가 모기업에 후원을 받지 않고도 자생 가능한 스폰서를 받기로 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스티브 김은 말한다.
예를 들어 ‘플라마’라는 구단이 있다면 유니폼에 올해에는 ‘땡땡 플라마’, 내년엔 ‘딩동댕 플라마’ 이런 식으로 스폰서가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단순히 스폰서로서의 의미만을 말하지 않으며 경쟁하는 기업들로 인해 구단이 직접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큰 의미를 가진다.
스티브 김은 현재 에글리 감독이 이끌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 등 국내의 몇몇 팀과 접촉하고 있으며, 주간지인 [스포츠 2.0]에 스페인 리그 관련 글을 기고할 예정이다. 2007년에는 한국 선수가 스페인리그에서, 스페인 선수가 한국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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